
디자인 작업을 하다 마음에 드는 해외 영문 폰트를 발견했지만, 정작 함께 어울리는 한글 폰트를 찾지 못해 아쉬웠던 경험 있으신가요? 서체 디자이너도 개인 디자인 작업을 할 때는 폰트를 선택하는 사용자가 됩니다. 유현주 서체 디자이너 역시 영문 폰트와 어울리는 한글 폰트를 찾지 못했던 아쉬움을 새로운 서체 제작의 출발점으로 삼았는데요.
사용자의 경험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하나의 서체로 완성되기까지, Rix브로드에 담긴 유현주 디자이너의 고민과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Rix브로드는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었나요?

폰트 작업 외에도 개인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종종 영문에 해외 폰트를 사용하는데, 그와 어울리는 한글 폰트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결국 스타일이 다른 일반적인 고딕 한글 폰트를 대신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늘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문 폰트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한글 폰트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4년 전 입사 초기에 제작한 슬랩 세리프 서체 Rix도로롱슬랩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장평이 넓고 캐주얼한 느낌의 슬랩세리프 폰트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실제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폰트를 만들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식이 궁금합니다.
지나가면서 본 오래된 간판이나 새로 출시된 폰트, 그리고 이전에 제가 만들었던 폰트에서 마음에 드는 요소를 찾아 여러 방식으로 조합해보는 편이에요. 해외 폰트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하면 한글에 적용해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다가 원하는 형태가 잘 나오지 않을 때는 종이에 직접 그려보면서 조금씩 발전시켜 나갑니다.
Rix브로드에는 어떤 형태와 인상을 담고 싶었나요?

장평이 넓고 머리가 조금 무거워 보이도록 무게중심을 조정해, 무거운 무언가에 살짝 눌려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싶었어요. 넓고 묵직한 형태가 Rix브로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재미있게도 슬랩세리프의 ‘Slab’은 목재나 석판처럼 ‘넓적하고 두꺼운 조각’을 뜻해요. 이러한 의미가 Rix브로드의 넓은 자폭과 잘 어울리고, 서체가 가진 이미지와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슬랩세리프의 특징을 한글에 적용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슬랩세리프가 영문에서 차용한 요소이다 보니 해외 폰트들을 많이 참고했어요. 하지만 한글은 영문에 비해 자소의 획이 많고 구조가 복잡해서, 같은 규칙으로 모든 획에 세리프를 더하면 획끼리 겹치거나 다른 글자와 혼동되기 쉽더라고요.
특히 얇은 굵기에서는 그나마 판별하기 쉽지만, Bold에서는 획이 두꺼워지면서 겹침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래서 판독성을 해치는 부분은 세리프를 과감하게 삭제했습니다. 예를 들어 ‘ㅂ’의 두 세로획에 모두 두껍고 긴 세리프를 가로로 붙이면 세리프와 ㅂ의 가로획이 겹치면서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워져요. 영문의 형태적 특징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한글의 구조와 굵기에 맞춰 필요한 부분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Rix브로드의 특징을 소개해 주세요.

가벼운 느낌의 Light부터 묵직한 Bold까지 총 5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000 unit이 넘는 넓은 자폭과 꽉 찬 네모꼴의 형태가 특징입니다. 세로획에 수직으로 붙은 슬랩세리프가 서체의 개성을 만드는 핵심 요소인데요. 굵기에 따라 세리프를 추가하거나 삭제해 각 굵기에서 적절한 농도와 판독성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한글뿐 아니라 약물과 숫자, 영문도 넓은 한글의 비례에 맞춰 자폭을 넓게 설정해 전체적으로 꽉 찬 인상이 이어지도록 디자인했습니다.
Rix브로드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디자인 요소가 있나요?
마침표와 쉼표, 느낌표, 물음표 등에 들어가는 약물의 점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한글과 영문 모두 장평이 넓고 길이감이 있는 슬랩세리프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약물에서도 비슷한 박자감을 이어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반적인 점의 형태 대신 가로선처럼 길쭉한 형태로 디자인했습니다. 아주 작은 요소지만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한글이나 영문과 함께 놓였을 때도 Rix브로드의 특유의 분위기를 일관되게 유지해 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영문 커닝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슬랩세리프가 들어간 영문을 처음 만들어봤는데, 이전에 작업했던 영문과는 공간감이 많이 달라 커닝 작업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검수도 여러 번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커닝을 진행하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대문자가 다른 글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아 보이더라고요. 결국 마감 직전에 대문자까지 다시 수정하게 됐어요. 마지막까지 손을 봐야 했던 작업이라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Rix브로드는 어떤 작업에 활용하면 매력을 잘 살릴 수 있을까요?
슬랩세리프 외에는 눈에 띄는 형태적 특징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짧은 문장이나 단어를 사용하는 포스터나 책 제목, SNS 콘텐츠 등에 활용하기 좋을 것 같아요. 다만 실제로 서체가 사용되는 모습을 보면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활용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사용자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그리고 많이 사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완성된 서체를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납작한 느낌을 내고 싶어서 초안보다 장평을 더 넓혔는데, 완성하고 보니 조금 더 과감하게 늘려서 더욱 꾹 눌린 듯한 인상을 주었어도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글자 내부 공간을 다루기는 더 까다로웠겠지만요. 그래도 지금의 Rix브로드가 개성과 사용성의 균형을 잘 갖춘 서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작업에서는 조금 더 과감한 시도를 해보려고요!
앞으로는 어떤 서체를 만들고 싶나요?
앞으로도 제가 쓰고 싶은 서체를 우선적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서체 작업뿐 아니라 다른 디자인 작업도 꾸준히 하면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다양한 레퍼런스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폰트가 무엇인지 계속 발견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체력과 열정이 잘 받쳐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Rix브로드를 사용할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Rix브로드는 5가지 굵기마다 세리프를 다르게 조정해야 했고, 굵기 차이도 커서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어요. 그만큼 정성을 쏟아 완성한 서체입니다.
열심히 작업했으니 많이 봐주시고, 예쁘게 봐주시고, 무엇보다 많이 사용해 주세요!
넓고 납작한 형태, 묵직한 존재감 🧱

다양한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5가지 굵기 : Light, Regular, Medium, SemiBold, Bold

가로로 시원하게 펼쳐진 글자에서 느껴지는 묵직하고 안정적인 인상

5가지 굵기에 따라 세리프의 형태를 달리해 균형을 맞춘 Rix브로드

영문과 숫자, 약물에도 넓은 자폭을 적용해 서체 전반에 꽉 찬 인상을 구현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내가 직접 쓰고 싶어서 만든 서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Rix브로드.
그 안에는 유현주 서체 디자이너의 고민과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바람처럼 앞으로 다양한 디자인 작업에서 Rix브로드만의 매력이 새롭게 발견되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작업에도 Rix브로드를 활용해 보세요!
Rix브로드의 상세 스펙 확인과 폰트 구독은 릭스폰트(RixFont) 공식 웹사이트에서 가능합니다.
Rix브로드 자세히 보기👀
RixFont클라우드
빛나는 디자인의 완성
www.rixfont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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