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완성도 높은 서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완성도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예술 작품 따위가 질적으로 완성된 정도'입니다.
| 폰트에서의 완성도는 무엇을 의미할까?
폰트 디자인을 22년 해오면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가독성이 높은 글자들과 글줄(여러 글자를 잇따라 써서 이루어진 줄), 공간의 최적화, 자소 형태의 유려함,.. 등의 용어가 생각납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요소들이고,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하더라도 잘 와닿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것은 폰트 디자이너의 생각이지 폰트를 사용하는 유저 입장과 다르다는 것을 오래 일하면서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폰트와 사람이 닮은 점이 많다는 점도 같이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각자 미의 기준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듯, 폰트도 사람과 유사한 속성이 있다는 것이죠. 객관적으로 잘생기고 예뻐 보이지만 내 눈에만 잘생기고 예뻐 보일 수도 있고, 못생겼지만 매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자리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행동과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달라 보인다는 것입니다. 폰트도 비록 객관적으로 못생겨 보이는 서체이지만, 콘셉트에 부합되는 곳에서 그 디자인을 빛낼 수 있는 서체라면 완성도 있는 서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딕류나 명조류끼리 상대적으로 완성도 높은 서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글줄이 잘 정리되어 있는가? 혹은 공간 구성이 가독성 높게 잘 생성되어 있는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완성도를 가독성 측면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 측면으로서의 완성도만 볼 것인가에 따라 또 달라집니다.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어간다면 끝이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폰트가 워낙 많이 나와서 더 이상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없을 것 같지만, 폰트 디자인의 세계는 굉장히 넓고 깊어서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폰트는 디자인 결과물 내에 하나의 소스입니다. 화려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화려한 폰트가, 가독성이 최상인 폰트가 필요할 때는 읽기 좋은 폰트가, 굉장히 두꺼운 서체가 필요할 경우는 두꺼운 폰트가, 촌스러운 서체가 필요할 경우는 촌스러운 느낌을 주는 폰트가 완성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시 말하자면, 폰트에서 완성도 높은 서체란 디자인 콘셉트에 폰트가 정확히 부합되었을 때 완성도 높은 서체라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 RixFont 폰트디자인실
박용락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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