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보정, 글자의 완성도를 결정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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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보정이 뭔가요?
시각보정(Optical Adjustment)은 글자 디자인 시 발생하는 착시 현상들을 방지하고 글자의 시각적 결함을 찾아내어 글자의 디자인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시각보정은 글자의 가독성과 판독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폰트디자인에 있어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획의 두께 대비 (Stroke Width Contrast)
일반적으로 우리 눈은 세로획보다 가로획을 두껍게 인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로획을 더 얇게 조정해야 글자 전체의 획이 균일하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대비는 글자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계속 테스트해보며 최적의 대비를 찾아야 합니다.
이 대비는 글자가 두꺼워질수록 커지고, 얇아질수록 작아지기 때문에 여러 두께의 폰트를 제작할 경우, 각각의 폰트에 알맞은 대비를 적용하세요.
2. 사선의 획 두께 (Diagonal Stroke Width)
사선획의 두께를 정해야 할 때는 세로획과 가로획의 두께를 기준으로 한 타원형을 이용하면 손쉽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획의 두께가 타원형의 외곽을 접하도록 하세요.
3. 오버슛 (Overshoot)
위의 예시를 보면 사각형의 부피가 원보다 크기 때문에 같은 높이지만 사각형이 원보다 커보입니다. 따라서 원의 크기를 사각형보다 크게 조정했습니다. 도형이 기준선 밖으로 넘어간 부분을 Overshoot이라고 칭합니다. H와 O와 같이 서로 다른 모양의 글자들을 디자인할 때, 이와 같은 Overshoot이 필수적으로 적용됩니다.
4. 글자의 관절 (Joint)
서로 다른 획들이 합쳐지는 부분을 Joint라고 합니다. 글자 b를 예시로 들자면 Joint가 너무 두꺼워 글자가 선명하지 않고 둔해보입니다. 이 joint 부분을 깎아내면 소형 화면에서 글자가 뭉쳐 보이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글자의 판독성(legibility) 또한 개선할 수 있습니다.
5. 시각적 중심 (Optical Center)
우리의 눈은 글자의 중심선이 실제 중심선보다 낮다고 착각합니다. 이러한 착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알파벳 H나 E와 같이 Crossbar가 있는 글자들은 실제 중심선보다 높게 조정해야 합니다.
6. 여백과 크로스바 (Negative Space and Crossbar)
E와 F는 거의 같은 모양이지만 F의 하단 여백이 더 넓기 때문에 F의 크로스바를 E보다 살짝 낮게 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와 F와 같은 방식으로 P와 R 또한 디자인합니다.
7. 교차하는 획 (Crossing Strokes)
산세리프체들의 X를 보면 교차하는 획들이 실제로는 일직선이 아니고 중심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획이 교차 지점이 두꺼워지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X와 마찬가지로 여러 직선이 교차하는 K, V, W, Y 글자들 모두 시각보정이 필요합니다.
8. S자 (The "S")
S는 알파벳 중 디자인하기 제일 까다로운 글자입니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반원을 잘라 합치는 형태로 많이 디자인하는데, 접합부분을 그대로 붙이게 되면 매우 어색한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베지어 핸들(곡선의 완곡을 조절하는 툴)을 세밀하게 조정하여 하나의 이어진 획처럼 수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9. 속공간과 너비 (Counter and Width)
b와 h처럼 같은 디자인을 공유하는 글자의 경우라 할지라도 글자의 속공간에 따라 글자의 너비가 알맞게 조정되어야 합니다. 위의 예시를 보면 b의 갇힌 공간(counter)보다 h의 공간이 크기 때문에 h의 좌우 너비가 bb보다 좁게 조정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글 | 이주명
뉴욕을 기반으로 그래픽, 브랜딩,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
jmlee9762@gmail.com
인스타그램 @ju_wor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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